Monday, June 9, 2014

External reasons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가 접혔다.
이 회사에서 벌써 두 번째. 그리고 이번에는 팀에서 일하던 모든 이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 있었다. 악덕 기업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하는 걸 보면 정말 전형적인 나쁜 미쿡 기업이 떠오르게 된다.

내 신변에는 큰 변화는 없고, 곧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일을 하게 되겠지만, 아쉬움은 많이 남는다.
문득 지난 13년 동안 게임 개발에 몰두해왔던 나의 과거를 돌아보게 되었다.
제길. 하나도 제대로 성공한 게 없다. 프로젝트 브레이커.

물론, 개발 실력이라던지, 경력, 짬, 눈치, 리더쉽 등 많은 부분에서 나의 능력은 향상되었다.
하지만 게임 역사에 남을 만한, 아니다 적어도 게임 잡지에서 괜찮은 게임으로 남을 만한 정도의 게임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점이 너무 아쉽다.
열씸히 살아왔다. 정말 열씸히 공부하고, 치열하게 개발하고, 밤낮을 새면서 버그를 잡았다.
그 동안 그렇게 열씸히 살아왔지만, 이런 결과가 나오는 점에 있어서 언제나 속담은 뻥이라고 느낀다.
아무리 혼자 발버둥 쳐봤자, 외부 요인에 의해서 너무 쉽게 바뀌게 되는 나의 인생.
과연 나의 선택은 정말 내가 만든 선택인지, 외부 요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선택인지.

나의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는 가. 내가 그토록 달성하고 싶던 그 꿈이, 지금도 나의 선택과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건지. 그게 아니라면 대체 난 무엇을 위해 달려야 하는 건지.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면서, 점차 이 질문은 무거워 지고 있는 것 같다.

에잉. 맥주나 한잔 하자.